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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진짜 456명인지 세봤습니다"…'알뜰신잡'이 뜨는 이유

[스냅타임 박수빈 기자]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 유튜브에도 등장했다. 최근 유튜브 실시간 인기 급상승 영상 목록에 쓸모없는 질문의 해답을 찾는 도전 영상이 자주 등장한다.

△오징어게임 이정재보다 달고나 더 잘 핥기 △유과 안에 박혀있는 쌀 개수 세기 △오징어게임 참가자 456명인지 세어보기 △손소독제 몇 번 눌러야 전부 다 쓰는지 세기 등 흥미로워보이는 제목의 ‘쓸데없는 도전’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도전하는 유튜버 '최도전'의 영상들 (출처=최도전 유튜브 갈무리)


이 중 '모든 도전 다 해준다'는 최도전의 채널은 4월 첫 영상이 올라온 후 구독자 7만 9500명과 총 52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장 최근 영상은 24시간만에 40만회를 도달했다.

주로 30초에서 1분, 길어야 2분 남짓한 길이인 최도전의 영상은 국내는 물론, 외국인도 즐겨본다. 연령별로는 10대들이 주 시청자다.

그의 채널은 유익하고 깊은 지식을 나눠주진 않지만 ‘재미’가 있다.

최도전은 “도전이라는 영역은 굉장히 무한하다”며 “내 영상을 통해서 사람들이 무한히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채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유튜버 '쏘키 (SoKee)' 또한 생활의 정보와 지식을 도전과 체험을 통해 보여주는 영상을 올린다. 그 중 쓸데없는 도전을 하는 △음료수를 젓가락으로 찍어서 다 마시기 △쌀 한포대의 쌀알 개수 세어보기 △소리질러서 유리컵 깨기 등의 영상은 쓸데는 없지만 재미있어 인기가 좋다.

이러한 영상의 인기는 ‘쓸데없는 선물하기’의 유행과 비슷한 맥락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쓸데없는 선물 또한 효용성보다는 즉흥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요즘의 문화를 보여주며 MZ세대 사이에서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재미'가 하나의 가치로 자리잡아

‘알쓸신잡’ 영상이 유행하는 데는 ‘재미’와 ‘감동’이 맞물린다는 이유가 있다. 유익한 정보성 채널은 아니지만 영상 속 도전하는 모습이 재미있어보여 호기심이 생긴다.

더불어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하는 다른 영상과는 다르게 남들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거나 귀찮아서 하지 못하는 도전을 가능으로 만들어내는 인내심에 구독자는 감동한다.

달고나를 3300번 핥고, 손 소독제를 951번 누르고, 커피믹스 가루 2300개를 세는 끈기를 보여준다. 포기하고 싶어도 끝까지 해내는 모습에 감탄해 영상을 시청하고 구독하는 것이다.

유튜버 '최도전'의 영상에 달린 댓글들 (출처=최도전 유튜브 갈무리)


틱톡과 쇼츠와 같이 영상의 길이가 짧다는 점도 한몫한다. 필요한 정보만 취득하려는 10대는 긴 중간 과정을 보지 않는다. 흥미를 유발하는 제목과 빠른 영상 속도, 질문에 대한 결론만 나오는 형식이 인기의 중심에 있다. 길이가 짧다보니 빈지 워칭(한번에 몰아보기)도 가능하다.

MZ세대에게 '재미'라는 키워드는 새로운 우선 가치가 됐다. 남들이 보기에는 단순하고 한심해 보일 수 있지만 재미라는 개인의 가치를 충족한다면 ‘쓸모있는’ 영상이 된다.

최도전은 힘들었던 시기 구독자들과 소통하며 도전하는 영상을 찍는 것이 명상의 수단이 되었고, 걱정과 여러 생각을 제어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처럼 MZ 사이에서는 추구하는 지식의 깊이가 얕고 쓸모없더라도 자신이 생각한 가치에서 성취감을 느낀다면 그것이 우선 가치가 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비슷하다”며 “기성세대에게는 재미가 쓸모없는 가치일 수 있지만, 이제는 자기만족과 단순 재미가 우선 가치가 될 수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현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행복과 재미라는 것이다.

특히 임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무겁고 깊은 지식이 사회적·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했기에 보상심리로 재미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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