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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예·이수정 떠난 국민의힘…'이대남' 돌아올까?

[스냅타임 전수한 기자] 국민의힘 합류 2주만에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사퇴했다. 선대위 전면 개편으로 이수정 교수도 선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다. 페미니스트 영입으로 가속화된 '이대남' 이탈에 백기를 든 것이다. 윤석열 국힘 대선후보는 "2030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라며 "(젠더 문제에 대해)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이라고 시인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선대위 전면 쇄신안 후속대책을 논의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20대 남성(이대남)'에게서 극적으로 표를 잃었다. 이들을 잡은 물고기로 치부하고 표심 관리에 소홀했던 탓이다. 신 부위원장·이 교수를 내친 결정이 이대남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계속된 이대남 홀대에..."이제와서, 역부족"

이대남과 전문가는 "역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을 배제한 것은 환영할만 하지만, 그간 쌓인 불신을 해소하기엔 아직 충분치 못하다는 뜻이다.

이대남이 윤 후보에 등돌린 결정적 이유는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 인사 영입이다. 이대남은 페미니즘(여성주의)에 반감이 특히 강한 세대다. 국힘에 보내던 지지도 여성정책을 주로 편 민주당에 분노한 '정권심판론'이 배경이었다.

그러나 윤 후보의 계속되는 여성 인사 영입에 크게 실망했다. 여성 표심을 겨낭한 페미니스트 등용에 배신감을 느낀 것. 김보겸(26)씨는 "이수정 교수때부터 갸우뚱했는데, 신지예 대표 영입 때는 대놓고 무시당하는 기분이 들었다"라며 "윤 후보는 20대 남성의 지지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분노했다. 김재원(26)씨도 "여성 표심에 쓰는 노력의 절반이라도 이대남에게 보여줬다면 이런 꼴은 안 났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당초 이대남은 윤 후보의 열렬한 지지층이었다. 국힘 경선 직후인 11월 초 오마이뉴스·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과반수(52.1%)가 윤 후보를 지지했었다. 그러나 나날이 지지율이 하락해, 이달 3일 발표된 같은 조사에서 지지율은 25%에 그쳤다. 두 달 새 반토막이 난 것이다.

신지예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수석부위원장이 3일 사퇴했다.


급히 신 부위원장을 잘라냈지만 그간 적지 않은 앙금이 쌓였다. 여성 표심에 몰두하느라 이대남엔 소홀했던 대가라는 지적이다. 김민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술 먹는 이대남' 등 실언도 이어졌다. 정모(26)씨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다. 지지율이 급락하니 얼른 꼬리 자른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라며 "적극적으로 '이대남' 편임을 어필해야 감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준석 당대표와의 갈등도 약점이다. 이대남의 '아이콘'인 이 대표를 패싱하면서 '꼰대' 이미지가 생겼고, 당내 불화를 제때 봉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6일 일견 화해한 듯 보이나, 지난달 초 서로 끌어안고도 다시 갈등이 터져 신뢰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유선우(26)씨는 "어린 사람은 대놓고 무시하는 완전한 '꼰대' 이미지다"라며 "당대표도 무시하는데 일반인 20대가 안중에 있겠나, 청년 목소리 듣겠다는 말도 선거 때 한철 뿐일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공정' 논란에도 발목을 잡혀있다. 배우자 김건희 씨의 허위이력 사건이 공정에 민감한 젊은 층에 미움을 산 것. 지난 1일 KBS·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건희씨의 허위 이력 의혹에 대한 사과가 해명이 되었다"고 답한 20대는 12.6%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대남을 '잡은 물고기'로 치부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결과다.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당이 '국힘'이라는 믿음에 균열이 생긴 것"이라며 "그간 윤 후보의 행보가 20대 남성에게는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단순한 정치 이벤트 몇 개로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尹도 李도 싫어서...대안으로 '安'

윤 후보에 등을 돌렸지만 이재명 후보도 석연치 않은 이대남들은 안철수로 모인다. 제3지대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다.

리얼미터·YTN이 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31.1%가 안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히며 윤·이 양강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리서치앤리서치·동아일보의 3일 여론조사에서도 20대에서 안 후보 지지율이 18.5%로 윤 후보에 앞선 2위였다. 이탈한 이대남 표심이 안 후보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사무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반감이 적극 투표로 나타나는 이대남 '응징론'도 고개를 든다. 20대 남성은 지난 4월 서울시장선거에서 국힘에 70%이상의 표를 몰아주며 '민주당 응징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바 있다. 선대위 전면 개편에 들어간 윤 후보 측 '쇄신'이 또 보여주기식에 그친다면, 이번 응징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수는 "안철수 후보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실망스럽고 이재명은 또 껄끄러운 20대 남성들이 갈팡질팡하고 있어서다"라며 "이들을 돌아오게 만들려면 무엇보다 진정성이다. 지속적이고 구체적인 메시지로 이대남에 구애해야 역풍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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