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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응시료에 식비까지...취준생 울리는 물가 상승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취준생 정모 씨(27·남)는 최근 독서실 인근 식당에 들어갔다가 ‘가격 인상’ 안내문을 보고 발걸음을 돌렸다. A씨는 “기존에 6천 원 하던 한식 뷔페가 7천 원으로 올랐고, 다른 소불고기 집은 한번에 2천 원을 올렸다”며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취준생 김모 씨(22·여)는 오는 7월 부로 토익 스피킹 응시료가 인상된다는 소식에 이달 등록을 마쳤다. 김 씨는 “용돈으로 밥 먹기도 버거운데 시험료가 오른다고 해서 서둘러 등록했다”며 “한 번에 통과해야 부담이 적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물냉면을 포함한 인상된 식사 가격이 종이로 덧대어 수정돼 있다. (사진=뉴스1)


 

날이 갈수록 치솟는 물가에 주머니가 가벼운 취업 준비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은 ‘식비’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7.4% 올랐다. 단골 점심 메뉴인 자장면, 김밥, 돈가스 등은 각 10.4%, 9.7%, 8.1%가 올랐다.

취준생들이 자주 보는 시험인 ‘토익 스피킹’ 가격도 내달 2일 정기시험부터 기존 7만 7천 원에서 8만 4천 원으로 인상된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간 응시료를 동결하고 있다가 최근 물가 상승과 지속적인 시험 비용 증가를 버티지 못하고 시험료를 인상한 것이다.

인터넷 강의 서비스 역시 기존 환급 상품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메가스터디가 대학 입학 시 장학금으로 수강료를 환급해주는 ‘0원 메가패스’의 경우, 올해 2월 7일까지 구매 회원의 경우 137개 대학 입학 시 환급을 해주다가, 2월 8일~3월 1일 구매 회원은 128개, 3월 2일 이후 구매 회원은 121개 대학으로 환급 범위를 좁혔다.

자취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의 경우 가스, 전기 등 요금 인상 압박도 고민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오는 7월 주택·일반용 가스요금의 원료비 정산단가는 메가줄(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9원으로 기존보다 0.67원 오른다. 지난해 LNG 수입 가격 상승의 여파다. 한국전력 역시 역대급 적자난에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안을 정부에 제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한편, 정부에서는 물가를 잡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모색할 방침이다. 1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총리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비상경제장관회의’로 개편하고 고물가 대응방안을 신속히 논의할 방침이다.

추 장관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도 증대돼 민생경제 어려움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상황이 어느 때보다 엄중한 비상시국이며 상당기간 복합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복합 경제위기와의 전쟁을 이겨내기 위해선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해 특단의 대책을 신속하게 수립,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매주 개최되는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는 관계부처 장관들과 물가·민생·금융·수출·산업활동 등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9일 열리는 첫 회의에서는 농축산물 가격과 유가동향 등 물가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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