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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아시안컵 '한국 개최 유력', 손흥민 국대 은퇴 무대될까

[이데일리 장시온 인턴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 2023 아시안컵 유치 경쟁국이 △호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카타르로 압축되면서 한국이 60여년 만에 홈에서 아시안컵을 치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은 지난 1960년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제2회 아시안컵을 개최한 뒤 62년 동안 아시안컵을 개최한 적이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아시아의 호랑이? 아시안컵에선 아니다

아시안컵은 아시아축구연맹(이하 AFC)이 주관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축구 국가대표팀 대항전으로 개최국 팀·FIFA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진출팀·AFC 아시안컵 예선 통과팀 등 총 24개 팀이 참가하며 월드컵처럼 4년 주기로 열린다.

동아시안컵이나 아시안게임 등과는 달리 연령 제한이나 해외파 소집 제한 없이 최정예 라인업을 꾸려 아시아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로 한국·일본·이란 등 아시아 축구 최강국 모두 해외파를 전부 소집해 최정예 멤버로 우승에 도전하는 대회다.

아시아의 호랑이를 자처하는 한국은 아시아 최초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월드컵 4강·런던올림픽 동메달·AFC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최다배출 등 최강국의 면모를 갖췄지만 유독 아시안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한국은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초대 대회와 1960년 국내에서 열린 2회 대회를 우승하고 지난 62년 동안 준우승 4회, 3위 4회를 달성했으나 우승은 한 번도 이루지 못했다. 숙적 일본은 1992년 대회부터 30년 사이 4회나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안컵 최강국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번엔 우승한다” 63년 만에 유치 추진

원래 중국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2023 아시안컵은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개최를 포기해 AFC는 지난달 30일까지 새로 유치신청서를 받았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30일 유치신청서를 AFC에 공식 제출했다.

지난 18일 AFC는 △호주 △인도네시아 △대한민국 △카타르가 2023 아시안컵 유치 신청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FC는 유치신청국을 대상으로 9월 말 실사를 진행하고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해 오는 10월 AFC 집행위원회에서 개최국가를 선정·발표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달 20일 아시안컵 개최를 통해 축구를 통한 국민통합·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경제 활성화·축구 인프라 선진화 등의 기대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유튜브 채널 캡쳐)


 

축구팬들도 홈에서 메이저 대회 국가대표 경기를 직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승리로 불붙은 축구 열기가 같은 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어졌고, 이후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최초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역대급 맹활약을 펼치면서 2002년 이후 국내 축구 열기가 가장 뜨겁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해 3월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부터 시작해 이집트전을 제외한 6월 A매치 3연전 모두 전석 매진됐고, 얼마 전 열린 토트넘 방한 경기도 전부 매진돼 축구계에서는 이 열기를 이어 월드컵 16강 진출과 아시안컵 개최 및 우승을 차지해 한국 축구 제2의 전성기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호주·인도네시아·카타르 4파전...한국 개최 가능성 높은 이유

유치 신청 국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객관적으로 봐도 한국의 유치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시안컵 유치전에서 다음 세 가지 기준이 고려될 것이라고 봤다.

1. 대륙 순환 개최 원칙

대륙 순환 개최 원칙이란 이전 대회를 서아시아에서 열었으면 다음 대회는 가급적 동아시아에서 열고, 그 다음 대회는 동남아시아가 개최하는 식으로 대륙별 개최지를 분배하는 원칙이다. 이번 개최지 선정 시 공식적으로 적용되는 원칙은 아니지만 AFC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대륙별로 고르게 개최지를 분배해왔다.

지난 대회였던 2019년 아시안컵이 서아시아인 UAE에서 열렸고 그 전 대회인 2015년 대회도 동남아시아로 분류되는 호주에서 열렸기 때문에 이번 대회는 동북아시아에서 열릴 확률이 높다.

당초 일본도 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해 초 도쿄올림픽이라는 거대 스포츠 이벤트를 이미 개최했고 이로 인한 적자가 막대해 최근 유치 신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현재 동아시아에서 유치를 희망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 1년 만에 개최 가능한 인프라

원래대로 라면 개최 최소 3년 전에는 개최국을 선정하고 경기장 건설, 숙박시설 확충, 교통 편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할 시간이 주어지지만, 이번 대회는 중국이 대회 개최 1년 전 돌연 유치 포기를 선언해 인프라를 정비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AFC는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오랜 준비 없이 곧바로 안정적인 대회 개최가 가능한 축구 인프라를 갖추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유치신청국 중 인도네시아는 다른 세 국가에 비해 국제 대회 개최 경험이 적고 숙박·교통 관련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 2002년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축구전용구장, 연습구장 등 우수한 축구 인프라를 갖췄고 숙박시설·교통 편의 등 사회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있는데다 2007 U-17 월드컵‧2017 U-20 월드컵 등 국제대회 개최 경험도 많다는 점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3. 명분

최근에 아시안컵을 개최한 적이 있는지와 흥행 가능성도 명분 상 중요한 요인이다.

호주는 양질의 축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만 지난 2015년 이미 아시안컵을 개최한 적이 있다는 점이 최대 약점이다. 게다가 이미 2023년 여자 월드컵 개최가 확정돼 같은 시기에 아시안컵을 개최하기에는 무리가 크다는 평가다. 이에 호주 축구협회는 2024년 1~2월로 개최 일정을 변경할 수 있는지 AFC와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카타르도 마찬가지로 올해 월드컵을 개최하기 때문에 새롭게 건설한 축구전용구장과 관련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으나 서아시아에서 2번 연속 대회를 개최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지난 2011년 이미 아시안컵을 개최한 적이 있다. 다만 월드컵에 활용된 최신식 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과 정부 차원의 전폭적 지원은 확실한 강점이다.

또 한 가지 약점은 카타르가 대회 개최 시기인 6~7월 평균 기온이 41~42도에 육박하기 때문에 호주와 마찬가지로 개최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AFC는 ‘2019년에 이어 연속으로 서아시아에서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이고 일정을 바꾸면서까지 카타르에 개최권을 줘야 하냐’는 비판을 무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역시 지난 2007년 이미 아시안컵을 개최한 적이 있으며 아시안컵이 개최될 2023년 6월 U-20 월드컵 개최까지 확정돼 일정이 겹칠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특정 국가에 국제 대회를 몰아주지 않는 것이 관례인 축구계에서 2023 아시안컵까지 개최권을 주는 것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다.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 노리치의 캐로 로드에서 열린 노리치 시티와의 최종 38라운드 경기 종료 직후 '골든 부트'(득점왕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한국은 1960년 이후 무려 63년 동안 개최 경험이 없어 다른 세 국가에 비해 명분에서 가장 앞서고,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이라는 세계적인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흥행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앞선다는 분석이다.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던 한국이 ‘골든 부츠’ 전성기의 한 가운데에 있는 캡틴 손흥민의 마지막 국가대표 무대가 될 수도 있는 내년 아시안컵을 홈에서 63년 만에 우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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