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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많이 사는 강서구 ‘깡통전세’ 주의보...화곡동이 위험하다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강서구, 관악구, 송파구 3개 지역에서 연립 다세대 주택의 전세값이 매매 가격의 88%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빌라가 많이 모여있는 강서구 화곡동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강서구 전세 물량의 37.6%를 차지하고 있어 전세 계약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서울 한 빌라촌 모습.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시는 ‘전월세 시장지표’를 통해 서울 자치구별 전세가율과 하반기 전월세 매물 예측물량을 공개했다.

주택 매매가 대비 전세값을 뜻하는 전세가율은 연립 다세대 주택에서 높았다. 서울시 평균 연립 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은 84.5%다. 특히 청년층(만 20~34세 주민등록기준)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관악구에서는 신규 연립 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이 89.7%였다. 다음으로 청년이 많이 거주하는 송파구는 전세가율이 88.2%다.

전세가율 1위인 강서구의 경우 서울 자치구 중 3번째로 청년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강서구는 2분기 신규 연립 다세대 주택의 전세가율이 96.7%로 매매가와 전세가가 거의 비슷했다. 강서구의 경우 김포공항 인근 지역은 고도제한에 묶여 10층 내외의 빌라가 많이 밀집돼있다.

강서구는 앞서 부동산 플랫폼 ‘다방’의 서울 신축 빌라 전수조사 결과에서도 높은 전세가율을 보인 바 있다. 강서구에서 이뤄진 전세 거래 694건 중 53.3%(370건)가 전세가율 90%를 웃돌았다. 이러한 ‘깡통주택’은 화곡동(304건)에 대거 몰려 있었다.

왼쪽 지도는 지난 2분기 서울시 자치구별 전세가율. 강서구, 양천구, 금천구의 전세가율이 90%대로 높다. 오른쪽은 강서구의 주택유형별 하반기(8월~12월) 예측 물량. (자료=서울시 제공)


 

게다가 올해 하반기(8월~12월)에는 화곡동의 전월세 물량이 상당히 나올 예정이라 임대차 계약에 주의가 필요하다. 강서구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다세대, 다가구 전세 물량은 485호로 예측되는데, 이 중 60%에 가까운 289호가 화곡동에 몰려 있다.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전세 물량을 따져봐도 3개 주택 중 1개 매물(37.6%)이 화곡동에 있다.

청년 주거권 단체에서는 부동산 거래 경험이 부족한 2030세대는 특별히 전세 계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소위 말하는 ‘깡통전세’가 매매가의 80%라고 말하지만, 현장에서는 전세가율 80% 이상이 기본이 됐다”며 “최근에는 매매가보다 전세가가 비싼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입자는 단순히 매매가대비 보증금만 볼 것이 아니라, 이미 빚이 많은 집이나 집주인이 세금을 체납한 경우, 다가구 주택에서 선순위 임차보증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말까지 ‘보증금 먹튀 대응센터’를 열고 현장 대응에 나서고 있는데, 지난 한달간 접수된 분쟁사례만 85건이 넘어간다고 한다. 전세금 분쟁에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이 대응책으로 제기되지만 지수 위원장은 “보증보험은 미봉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임대차 계약은 세입자가 집을 돌려주고, 집주인은 보증금을 돌려주는 조건으로 이행하는 계약”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세입자가 보증금을 떼이는 경우가 많고, 임대인은 세입자 보증금을 ‘돌려주는 돈’이 아닌 자기 사업자금이나 투자자금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달팽이유니온에서는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주지 않고 공공의 관리 기구가 보증금을 관리해주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며 “혹은 매매가 대비 전세금을 정해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하반기 서울시에서 갱신계약이 만료되는 전월세 예측물량은 최대 2만 6858건으로 예상된다. 시에서는 이번 예측물량 발표를 두고 “전월세를 구할 때 당장 계약하지 않으면 더 이상 매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에 섣불리 계약하는 사례를 줄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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