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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값 3만 원 시대, 농민들 몫은 계속 하락 중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의 연이은 가격 인상이 무색하게 농민들이 가져가는 몫인 ‘농가수취율’은 지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유통 비용률은 올라가고 있어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원부자재 가격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이지고 있다.



‘굽네치킨’은 지난 2월과 7월 일부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지코바, 또래오래, 멕시카나, 네네치킨 등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5~10%의 가격 인상을 한 상태다. 교촌치킨의 일부 가맹점은 3000~4000원 이상의 배달비를 부과하면서  국내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의 배달 가격이 2만 원을 훌쩍 넘었다.

연이은 가격 인상에 온라인상에서는 치킨 불매 ‘NO치킨’ 운동이 일어났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인 ‘노재팬’ 포스터를 패러디한 NO치킨 포스터가 올라온 것이다.  O 안에는 치킨 이미지가 들어가고 '치킨값 3만 원 시대에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는 문장 등이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반면 닭을 사육하는 농민들의 농가수취율은 2019년도를 제외하고 꾸준히 하락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발표한 2021 유통정보조사 에 따르면 2015년 닭고기 농가수취율은 50.3%, 21년도엔 42.9%를 기록했다. 유통비용률은 이와 대비해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49.7%에서 21년 57.1%을 기록했다.

포장재비, 운송비 등 물량의 증감에 따라 변화하는 비용인 직접비는 감소하고 인건비, 임차료, 정보통신비, 수도광열비 등이 포함된 간접비는 지난 18년부터 21년까지 꾸준히 상승했다. 간접비는 물량의 증감과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다. 물가 상승 영향으로 인건비, 임차료 등 월 운영비용의 증가가 간접비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도매 비용는 2015년 37.9%에서 2021년 31.2%로 감소하고 소매 비용은 2015년 11.7%에서 2021년 25.9%로 증가했다. 소매 단계에는 대형마트, 정육점, 백화점 등과 ‘프랜차이즈’도 포함된다. 이 소매단계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프랜차이즈(36.3%)다.

이에 대해 축산품질평가원은 “소매점 유통 비용은 물류비 인상, 인건비 인상, 부자재(박스, 포장지) 원자재 상승 등으로 직접비가 상승하고 매출 감소 영향으로 수도광열비 등 간접비에 대한 단위당 비용 상승이 원인일 수 있으나 구체적인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치킨 가격 상승에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한다. 박사 과정 중인 김건영(26)씨는 바쁜 일정상 연구실로 배달을 시켜 식사를 해결한다. 젊은 남성들이 많아 치킨을 자주 시켜 먹었다며 “시장에서 생 닭 사면 만 원도 안 하는데 치킨 배달시키면 2만 5천 원은 그냥 넘는다. 갈수록 비싸지니까 에어프라이어에 돌릴 수 있는 냉동 치킨 사 먹는 게 나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치킨 업체들이 내세우는 닭고기 값 인상은 가격 인상의 근거로 불충분하다면서 가맹점 원부자재 가격 공개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근 5년간의 ‘치킨 프랜차이즈 가격’ 관련 동향을 분석한 결과 가맹본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최근 5년간 꾸준히 상승한 반면 연평균 닭고기 시세는 2015년(3297원)부터 2020년(2865원)까지 하락하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3342원) 소폭 반등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도 유통 과정의 착복을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생닭 가격은 큰 변함이 없는데 어디에서 비용 인상이 발생하는지에 집중해야 한다. 생산 농가는 농가대로 헐값에 넘기고 소비자는 비싸게 산다. 중간 유통과정에서 착복이 일어나는 건데 계속해서 비정상적인 가격 인상이 일어나면 결국 소비자들은 다른 방식을 선택하게 된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농가와 직거래하는 수요가 늘었고 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한 대체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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