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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내건 서울페스타...최선 다했나요?

[이데일리 염정인 인턴 기자]어제(10일)부터 시작된 서울시 주최의 ‘서울페스타2022’는 특별히 ‘친환경’ 공연임을 내걸었다. 실제 공연 전 ‘플라스틱병’ 등의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했다. 스냅타임은 직접 개막식 현장을 찾아 정말 친환경적으로 진행됐는지 살펴봤다. 한편 ‘서울페스타2022’는 오는 14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및 서울 전역에서 진행된다.

‘서울페스타2022’ 개막식 관객석 모습(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서울페스타2022’ 개막식 현장(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일회용품 금지입구엔 버릴 곳 없어

 

잠실종합운동장 동남문 쪽의 입구엔 마땅한 쓰레기통이 없었다.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된 만큼 입장 전 쓰레기를 버릴 곳이 필요했다. 방문객 A(23)씨는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 하는 수 없이 지하철역 화장실까지 가서 버리고 왔다”며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서 불편했다”고 말했다. 실제 기자가 현장 스태프에게 쓰레기통의 위치를 질문하자 “입구 쪽엔 비치된 쓰레기통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친환경축제 서, 일회용 우비 줘

 

입장 시 모든 방문객에게 나눠준 일회용 우비와 모자도 문제가 됐다. 어제(10일)는 저녁부터 비가 예보됐지만 공연 시야 방해 때문에 우산을 펼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이에 일회용 우비를 대량 배포한 것은 주최 측의 평범한 조치였다.

우비를 입은 1층 관객석의 모습(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하지만 우비를 받은 B씨(21)는 “친환경 콘서트라며 텀블러도 가져왔는데 대량의 우비를 나눠준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좌석이 3층이었던 K(25)씨는 “3층은 비를 피할 수 있는데 굳이 비닐 우비를 나눠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기자는 3층에서 비를 피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K씨는 “다회용이나 생분해 비닐로 된 우비를 나눠주는 방안도 고려했어야 했다”는 의견도 냈다.

 

일회용 모자 역시 “꼭 필요한 것이었냐”는 지적이 따른다. 두꺼운 종이의 일회용 모자는 접어서 모양을 내 햇빛을 가리는 용도였다. 하지만 공연장 퇴장 시엔 많은 일회용 모자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또한 출구 바로 앞에 있는 쓰레기통엔 일회용 모자가 가득했다.

출구 옆 쓰레기통 모습(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퇴장 시 관객석 의자에 남겨진 일회용 모자 쓰레기(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대규모 불꽃축제도 친환경?

 

공연이 끝날 때쯤 하늘에선 대규모 폭죽이 터지며 불꽃축제 현장을 방불케 했다. 공연 중간중간 쏘아 올렸던 폭죽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에 일각에선 “불꽃축제가 친환경 축제와 어울리냐”는 의견이 나왔다.

22시경 서울페스타2022의 불꽃놀이 모습(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불꽃축제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꾸준히 있었다. 불꽃놀이의 화려한 색은 대기 환경 중의 미세먼지 농도를 증가시킨다. 폭죽엔 많은 금속성 물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속성 물질은 대기 중에 남아 인간과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개막식의 불꽃놀이는 소음공해를 호소하는 민원을 낳기도 했다. 종합운동장 인근에 거주하는 Y(25)씨는 “큰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웅웅대는 듯한 노랫소리, 스포츠 경기의 경우엔 터지는 불꽃소리가 자주 들려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페스타 불꽃놀이의 경우엔 평소보다 훨씬 큰 소리에 많이 놀랐다”며 “가족들 모두 전쟁난 줄 알았다는 반응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공연장 자체의 소음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환경오염과 생활안전에 해로운 대규모 ‘불꽃축제’가 친환경 공연에 등장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서울페스타2022’의 친환경을 향한 노력이 모두 무의미했던 것은 아니다. 텀블러를 사용하는 관객이 많았고 페트병 금지에 대한 대체품으로서 종이팩에 담긴 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서울페스타2022’ 측에서 나눠준 종이팩에 담긴 물(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다회용컵을 가져온 관객(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공연 시작 전 상영된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영상(사진=염정인 인턴 기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공연장 한 곳당 1년에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로 환산했을 때 약 786톤에 달한다고 한다. 한 걸음씩 ‘친환경’ 공연 문화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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