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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진심인 MZ세대의 가치소비와 미닝아웃

[이데일리 안수연 인턴기자] MZ(밀레니얼+Z세대)세대의 가치소비와 미닝아웃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MZ세대에게 소비는 단순한 물건 구매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meaning+coming out)’의 수단이다.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시지를 담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표출하는 미닝아웃. MZ세대는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신의 소비를 공유하면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을 드러낸다. SNS의 해시태그 기능으로 미닝아웃의 확대 재생산이 이뤄지며 가치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는 것이다.

MZ세대는 제품의 무해성, 회사 경영인의 도덕성,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다양한 가치를 소비에 반영한다.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은 자신의 구매가 사회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 비건 제품을 구매하고, 유기견에게 수익이 기부되는 제품을 사는 것 등이 가치소비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지, 친환경 또는 공정무역을 실천하는지 등의 여부를 고려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가치소비에 포함된다. 과거에는 가격과 브랜드가 제품 결정에 큰 영향을 줬다면, 이제는 친환경 제품과 공정무역 등 브랜드의 ESG 실천 여부 등이 제품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환경에 진심인 MZ

MZ세대가 이처럼 가치소비와 미닝아웃에 열중하는 이유는 다른 세대에 비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MZ세대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MZ세대 친환경 실천 및 소비트렌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MZ세대의 88.5%는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 또 71%는 가격과 조건이 같다면 친환경활동 기업의 제품을 고르겠다고 답변했다.

미닝아웃의 종류로는 브랜드 상품 구매시 판매액 일부가 기부로 연결되는 기부상품소비, 불매운동과 같은 유형이 ‘돈쭐내기 문화’가 있다. 선행을 베푼 가게 매출을 올려주는 문화를 일컫는다. 일회용기 대신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의 플라스틱 프리나 제로웨이스트와 관련된 활동도 많아졌다.

홍익대학교 근처 편의점에 위치한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 페트병을 넣으면 10포인트가 적립되고 1000포인트가 모이면 천 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사진= 안수연 기자


 

페트병 넣으면 돈 주는 순환자원 회수로봇

동교동에 거주하는 H(21)양은 자취방에서 마시고 나오는 생수 페트병을 모은다. 일정량이 차면 집 근처의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에 가지고 가는데 하나의 페트병을 넣을 때마다 10포인가 적립된다. 1000포인트가 모이면 현금 1000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산책하는 기분으로 가지고 나가서 로봇에 페트병을 넣고 오면 돈도 벌 수 있고 환경에도 조금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해요. 자취방에 있을 땐 어쩔 수 없이 생수를 마시지만 밖에 나갈 땐 꼭 텀블러를 들고 나가서 물을 마셔요. 환경에 대한 의식이 있다는 걸 보여줄 수도 있고 나를 보고 일회용기를 사용안하는 친구가 생길수도 있으니까요.”

순환자원 회수로봇 '수퍼빈'. 페트병을 넣으면 10포인트가 적립되고 1000포인트가 모이면 천 원으로 환급 받을 수 있다. 사진= 안수연 기자


 

밀폐용기 챙기고, 조깅할 땐 쓰레기 줍는 플로깅

서울대입구, 신촌 등 대학가에 위치한 한 그릭요거트 프랜차이즈점에서는 다회용기를 직접 가지고 오는 손님에겐 비용 할인을 적용시켜준다. 업체 직원은 "하루에 한 두명 정도는 밀폐용기를 직접 가지고 오신다. 보통은 20대 초중반의 여성분, 그리고 한 번 밀폐용기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 이라고 설명했다.

조깅을 하면서 동시에 쓰레기를 줍는 운동인 ‘플로깅’도 미닝아웃에 포함된다. 쓰레기를 담은 봉투를 들고 뛰기 때문에 단순한 조깅보다 칼로리 소비가 많고, 환경도 보호한다는 점에서 인기다. 5일 기준 인스타그램에 플로깅을 검색하면 11만개 이상의 게시글이 뜬다.

 

대학가의 한 그릭요거트 체인점. 다회용기를 가져오면 할인을 적용해 준다. 사진=안수연 기자


 

해쉬태크 '플로깅' 검색결과.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동물실험 하지 않고 비건인 제품, 친환경 클린뷰티

MZ세대의 환경에 진심인 마음은 뷰티 제품을 고를 때도 적용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인지, 재활용 할 수 있거나 생분해성 용기와 포장재를 사용하는지 등을 따지는 ‘클린뷰티’ 제품 선호가 생겼기 때문이다. 더현대서울 지하 2층에는 이러한 클린뷰티 브랜드만 수십개를 모아놓은 편집숍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친환경 뷰티 제품 편집숍 '비클린'. 사진=안수연기자


사진=안수연 기자


 

현장에서 만난 한 관계자는 최근 해당 편집숍에 방문하는 20대의 여성고객들이 많이 묻는 질문이 환경과 관련된 것 이라고 말한다. 그는 “실제로 20대 여성분들이 제품에 대해서 가장 많이 묻는 게 ‘동물 실험 안 하나요’? ‘비건 제품 맞나요?’다. 친환경 제품을 모아놓은 편집숍이어서 아예 친환경을 염두에 두고 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며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하는 질문이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낀다. 소비주체는 나인데 물건이 만들어지거나 사용 후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묻는 사람들이 많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기업과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가 가진 ‘친환경’ ‘공정’ 등의 가치관 자체가 소비재에 붙는 ‘미닝 아웃’은 일종의 프리미엄 소비라고 볼 수 있다” 라며 “MZ세대의 구매력이 커지고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하면 기업들도 친환경 등의 가치소비와 기업윤리에 무게를 두는 경향성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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