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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당일 서울 집회 18건 열려...경찰 인력 분산됐다

[이데일리 구동현 인턴 기자]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참사로 31일 오후 2시 기준 154명이 사망한 가운데, 일각에선 당일 경찰 배치 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시내에서 열린 집회는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린 가운데 좁은 내리막길에서 압사 참사가 벌어졌다. 2022.10.31 (사진=구동현 기자)


 

이에 대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전 사고 방지 대책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9일부터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어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장관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지만, 많은 시민이 (시위에) 모일 것으로 예상돼 경찰 경비 경력 상당수가 광화문 쪽으로 배치됐다”며 “(이태원은)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 행사 때마다 시민들 거리 운집…교통 마비 등 전조 증상 있었다

 

3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시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2022.10.31 (사진=구동현 기자)


 

이번 참사 이전에도 이태원에는 행사마다 대규모 인파가 몰려 안전 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됐던 작년 핼러윈엔 이태원에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당시 경찰은 (10월) 29일 4만 명, 토요일인 30일에는 8만 명, 31일에는 5만 명 가량이 이태원 거리에 운집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달 15일과 16일 개최된 ‘이태원지구촌축제’에는 이틀간 최대 40만 명이 다녀갔다. 그리고 29일엔 3년 만의 ‘노 마스크’ 핼로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경찰 추산 약 10만 명이 이태원 일대에 모여 주변 혼란이 예상됐다.

이 때문에 용산경찰서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초 경찰은 29일 200여 명 이상의 인력을 현장에 배치키로 했지만, 정작 제 효과를 내진 못했다. 홍기현 경찰청 경비국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뿐 아니라 과거에도 현장 통제보다는 불법단속과 범죄예방, 교통소통에 중점을 뒀다”며 상황 판단이 빗나갔음을 토로했다. 현장 통제 인력 투입과 일방통행로 지정 같은 선제적 대책 부재에 짙은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 “참사 당일 집회 많았다”…예년과 비교해보니

 

31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이 일반인의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2022.10.31 (사진=구동현 기자)


 

이데일리가 경찰청 자료를 토대로 취재한 결과, 지난 29일 하루동안 서울 시내 18곳에서 시위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18건의 집회에 신고된 총 신고 인원은 11만 450명에 달했다. 이는 이태원 축제에 몰린 것으로 추정되는 10만 명을 상회하는 규모다. 게다가 이날 이태원이 위치한 용산경찰서가 관할한 시위는 18건 중 8건으로 파악돼 경찰이 병력 배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예년 축제 땐 올해와 비교해 집회 수와 신고 인원이 현저히 적었다.

작년 10월 29일에는 영등포와 서초 일대 3곳에서만 시위가 일어났고 신고 인원은 148명에 불과했다. 주말이었던 이튿날 또한 8건의 시위에 824명이 신고됐다. 8건 중 종로경찰서가 6건, 남대문경찰서과 서초경찰서가 각 1건을 관할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지난 2019년의 경우 10월 29일부터 31일까지 각 21건, 19건, 16건의 집회가 있었다. 집회 건은 올해와 비슷하거나 많았지만, 신고 인원은 29일 15890명, 30일 16040명, 31일 13490명으로 관련 기관이 감당할만한 수준이었다.

한편 홍 국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리 주체는 없으나 다중 운집이 예상되는 경우 공공부문이 어느 정도 개입할 것인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공권력을 체계적으로 작동해 재발을 막는 데 목표를 둘 것”이라고 향후 대응 방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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