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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없고, 후배 어려워 외로운 '복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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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한 복학생 “연서복 탈출이요? 학교를 탈출하고 싶어요.”

 

대부분의 남자 대학생은 국방의 의무를 마친 후 많은 기대를 하고 복학을 한다. 하지만 軍 버프(군필자 능력치 상승)도 이제는 옛말. 수업 따라가기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최근 온라인교육기업 YBM이 군 복학생의 걱정거리를 조사한 결과, 41.6%는 대학생활 적응에 대한 고민을, 41.4%는 진로 및 취업 걱정을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생활비 및 등록금에 대한 걱정이 뒤따랐다.

올해 1월 전역 후 복학을 앞둔 이진수(23·남)씨도 후배들을 피해 화장실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닌지, 취업은 잘할 수 있을지, 당장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거리 두는 후배, 이방인이 되어버린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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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 단무지는 빼주세요. 먹을때 소리가 나서요.”

 

전역 후 올해 3월에 복학한 정인성(23·남) 씨는 오늘도 점심을 혼자 먹었다. 이것은 정씨만의 얘기가 아니다. 부산대학교 심리학과 교수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군 복학생 3명 중 2명은 혼자 다닌다.

전역 후 행복한 대학생활을 꿈꿨던 정씨. 그러나 현실은 ‘낯선 선배’ ‘이방인’ 취급이었다.

‘아싸(아웃사이더)’가 된 그는 수업에 집중해보지만 2년의 공백은 쉽게 넘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창피함을 무릅쓰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청해도 돌아오는 것은 ‘저도 잘 몰라요’뿐. 

상황이 이렇다보니 복학생들에게 연애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핑크빛 복학생활을 꿈꾼 인성 씨의 점심 김밥에는 오늘도 우엉과 단무지가 없다. 먹을 때 소리가 난다며 후배들이 핀잔을 줄까봐 일부러 소리나는 재료를 뺀 김밥을 산다.
실업자 102만 명, 뭐해 먹고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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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는 이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청년실업률 10.7%의 시대. 그룹 GOD의 노래 ‘길’에 나온 노랫말처럼 군 복학생들은 길을 잃었다. 경영학도인 김종훈(24·남)씨는 복수전공을 해야하는지 혹은 전과를 해야하는지 고민에 빠졌다. ‘레드 중 레드 오션’이라 불리는 문과에서 취업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전혀 관심이 없는 분야인 컴퓨터 프로그램학을 복수전공 할까 고민 중이다. 이공계 전공자와 기술직 등이 취업률과 연봉 그리고 정년퇴직 나이도 높기 때문이다. 

경영학만 전공해서는 취업뿐만 아니라 노후까지 어렵다는 우려가 매일 그를 압박한다. 

월평균 51만 원, 죄송해요 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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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만원이요? 지갑에 5만원도 없는데…”

 

지난해 전역 후 올 3월 복학한 황준일(25·남)씨는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보며 치킨을 먹는 것이 소원이다. 소소해보이지만 그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돈’ 때문이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의 황씨는 생활비와 등록금을 벌기 위해 매일 아르바이트를 한다. 학교 공부도 하며, 생활비도 벌고, 스펙도 쌓아야 하기 때문에 황씨에게 취미나 여가뿐만 아니라 치킨을 사먹는 것조차 사치가 됐다.

게다가 황씨는 부채도 있다. 20대가 무슨 부채냐고 하겠지만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7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30대 미만 청년 가구주의 부채는 2385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 학교에 다니고 있다. 황씨처럼 대부분의 군 복학생은 전역 후 쳐다도 보기 싫던 군대가 그리워지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 시절에는 제대라는 희망이 있었고, 생활비 걱정도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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