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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인터넷 개인방송인 '약자 혐오' 논란

(사진=이미지 투데이)


고승혜(가명·32·여) 씨는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보고 매우 기분이 나빴다. 여성과 노인 등 약자를 희화화하고 혐오하는 용어들이 아무렇지 않게 쓰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 씨는 이에 항의하는 댓글을 썼지만, 오히려 유튜버 팬들이 올린 악성 댓글과 조롱에 시달려야 했다.

고 씨는 “개인이 여성·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혐오하는 콘텐츠를 지적해봤자 바뀌는 건 없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만 피해를 보는 구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짜뉴스를 이용해 사회적 약자 혐오를 부추기는 인터넷 개인방송을 규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최근 유명 인터넷 개인 방송인들의 과거 행적이 드러나면서 개인 방송 내에서 이뤄지는 여성·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혐오하는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윾튜브' '카광' 등 다수 인터넷 개인방송 운영자 여성·노인 등 약자 혐오 논란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하고 있던 닉네임 ‘윾튜브’는 최근 본인의 과거 행적을 인정하는 사과 영상을 올렸다. 과거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을 조롱하고 여자 연예인을 비하하며 성희롱했던 글들이 본인의 글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자 사과한 것이다. 현재 윾튜브는 명예훼손, 고인모욕, 여성혐오, 성소수자혐오 콘텐츠를 생산했다는 이유로 많은 커뮤니티에서 질타를 받고 있다.

'카광'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인터넷 개인 방송인도 과거 행적이 밝혀지면서 문제가 되고있다. 카광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만화를 그린 적이 있는데 소재가 카광이 운영하는 성인사이트의 실제 사례가 아니냐는 소문이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또, 나이든 개인 방송인에게 장난 전화를 걸어 “빨리 죽으라, 묘지에 침 뱉어 드리겠다, 아내분 빨리 죽으라고 기도하겠다, 안락사시켜주겠다” 등의 발언을 한 영상이 공개됐다. 게다가 200여명의 시청자 앞에서 남성의 성기가 노출된 방송을 송출하면서 논란이 돼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개인방송 성차별성 현황과 자율규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인터넷 개인방송의 성차별 확산방지를 위한 지침 마련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 인터넷 개인방송 모니터링 방안 내놨지만 실효성 '글쎄'

지난해 10월 여성가족부 주최로 '인터넷 개인방송 성차별성 현황과 자율규제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어 12월엔 2019년 여성가족부 업무 보고에서 ‘생활 속 성평등 교육 환경 조성’을 위해 인터넷 개인방송·게임 등 미디어 모니터링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인터넷 개인 방송에서 성차별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가 지나치게 많아지자 자율 규제에 대한 방안이 고려된 것이다. 하지만 자율 규제를 유도하기 위한 정확한 정책들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이수연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음란물이나 욕설을 규제하는 곳은 많지만 성차별이나 혐오를 규제하는 곳은 드물다"며 "이러한 개인 방송 내에 만연한 성차별과 혐오를 제대로 정의하고, 자율 규제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몇몇 인터넷 개인 방송인들의 차별적 표현들 때문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제도적으로만 이를 규제하려 하면 정당성의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그렇기에 자율 규제를 더욱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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