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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똑같은 학생이에요" 외국인 유학생들의 외침

(사진=이미지투데이)


대학 캠퍼스 내 다양한 외국인 유학생들의 모습은 익숙한 풍경이 됐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8년 국내 고등교육기관으로 유학 온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14만 2000여 명을 돌파했다. 이 중 학위과정 유학생은 8만 6000여 명으로, 전년 대비 19.4% 증가했다. 중국·베트남·베트남 등 각지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외국인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 대학생들은 다양한 학생들이 캠퍼스를 거니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외국인 유학생들이 받는 편견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외국인 유학생으로서의 전반적인 학교생활은 만족스럽고 많은 선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렇지만 가끔 겪는 인종차별 때문에 기분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스냅타임이 각기 다른 대학교에 재학 및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들을 만나 한국 대학교 경험에 대해 들어봤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한국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은 뒷정리를 안 한다’? 여전한 편견

(사진=페이스북 캡쳐) 지난 3월 경남권 국립대 대나무숲에 '외국인 유학생 체육시설 이용금지' 공지문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이 14만명을 돌파했지만 여전히 차별의 시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3월 경남 모 국립대 대나무숲에는 ‘학교 내 외국인 유학생 차별’에 대한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된 적 있다. 자신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지 3년차 된 외국인 유학생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학교 내에서 차별을 당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작성자가 문제를 제기한 해당 공지문은 교내 실습실에 대해 “정리정돈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유학생은 실습실 이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누리꾼들은 이러한 학교 측의 공지가 명백한 외국인 혐오라며 비판했다.

2017년까지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닌 신리우허(중국·28·여)씨는 자신 또한 학교에서 외국인에 대한 편견의 시각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리우허 씨는 “학교에서 중국인이라는 것을 밝혔을 때 첫 질문이 대부분 ‘한족이냐 조선족이냐’였다”고 말하며 “중국인에 대한 편견이 그 안에서 또 한족과 조선족에 대한 편견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신리우허 씨는 또한 "한국인 학생들과 소통할 때 발음이나 표현을 잘못했을 때 비웃음을 들은 적도 있다"며 "그 이후로 한국어로 발표를 하거나 하고싶은 말을 표현하려고 할 때 잘 되지 않으면 자신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취직을 위해 유학을 왔다고 밝힌 슈예화(대만·24·여)씨는 “한국에서 가장 힘들 때는 조별과제를 할 때”라며 “외국인 유학생은 조별과제에서 무임승차를 한다는 편견 때문에 과제를 같이 하기 싫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슈예화 씨는 “대학교에서 단체생활이 많아 일정 무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학생들과 섞이기 힘든데, 외국인이다보니 상대적으로 한국 학생들과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고 얘기했다.

문화적 이해·지원 필요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 대학교에서 적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문화적 이해라고 말했다. 태국인 유학생 폰드 수라찻(26·여) 씨는 “서로 다른 나라의 학생들이 잘 어우러져 지내기 위해서는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 같다”며 “외국인 유학생으로서 한국 문화를 많이 경험해보고 이해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에 재학중인 김규민(가명·25)씨는 “외국인 학생들과 같은 기숙사를 쓴 적이 있다”며 “처음에는 방에 들어올 때 신발을 신고 들어온다거나 한국 문화에 대해 알지 못해 해프닝이 있었지만 서로의 문화에 대해 이해하고 난 뒤 잘 지낼 수 있었다”고 얘기했다. 한국외대에는 기숙사 내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도실도 마련돼 있다. 한국외대 기숙사 측에서는 “다양한 종교를 가진 학생들이 자유롭게 기도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교 내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교내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 모 대학교에 재학중인 장하오란(중국·27)씨는 “학교 내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외국인학생센터가 있어 불편한 일이 있을 때 심리상담을 한다”고 말했다. 건국대 외국인학생센터 측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에서 체류하는데 있어서 지원업무를 운영중”이라며 “수업과 관련해서는 수강신청 관련 업무 지원, 생활 면에서는 기숙사 관련 업무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학생센터는 “한국학생과 외국인 학생을 매칭해 멘토링을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에 있다”며 “주제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주로 학업이나 생활적인 측면에서 일대일로 멘토링을 진행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차별 없애고 공존방식 찾아야

지난 3월 21일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세계 인종차별철폐의 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을 통해 “한국 내 체류외국인이 인종차별로부터 자유롭고, 평등하게 존중받을 권리가 당연하게 보장되는 사회로 곧 이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외국인 혐오 인식전환 유도를 위해 2019년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실태와 인종범죄 법제화 연구’도 추진한다.

박경태 성공회대 교수는 대학 캠퍼스 내 외국인 유학생들이 받는 편견의 시선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유학생을 비롯해 외국인 집단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러한 갈등은 주로 외국인들이 자국의 생활방식을 유지하려는 과정에서 그것이 한국의 제도나 문화와 충돌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박경태 교수는 또한 “이러한 문제를 인종주의적으로 보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문화적·제도적 차이를 이해하고 학습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스냅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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