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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호텔에서 어메니티를 볼 수 없다고?

욕실에 놓여진 어메니티를 구경하는 것은 호캉스에서 가장 즐거운 일 중 하나다. 유명 호텔은 호텔의 품격과 분위기를 더 잘 보여주기 위한 고급 어메니티를 구비해놓는다.

향수 브랜드로 유명한 르라보(Le Labo)를 제공하는 파크 하얏트 부산, 조말론을 제공하는 서울 웨스틴조선, 영국 왕실에서 사용하는 브랜드로 알려진 몰튼 브라운(Molton Brown)을 제공하는 롯데호텔 등만 보아도 이를 알 수 있다.

(사진=롯데호텔)


호텔이나 펜션 등의 숙박업계에서는 지금껏 어메니티를 유·무상으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정부가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앞으로는 숙박 시 편리하게 이용했던 어메니티를 제공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정책은 오는 2020년부터 시작해 2024년엔 모든 숙박업에서 무상제공을 금지할 예정이다.

호캉스족인 황지민(가명,27)씨는 “고급호텔의 어메니티를 기념품 삼아 들고 오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었는데 이젠 그 행복이 사라졌다”며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직장인 박현욱(30,가명)씨도 “외박을 할 때 세면도구를 매번 깜빡하는 나로서는 이번 정책이 그렇게 반갑지만은 않다”며 플라스틱이 남용되고 있는 부문에서의 지양은 필요하지만 이러한 생활용품은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사진=바리스타뉴스)


해외에서 역시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줄줄이 플라스틱 퇴출 운동에 동참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을 지양하고 있다. 지난 29일 CNN에 따르면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어메니티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기존에 여행용 사이즈로 제공하던 샴푸, 컨디셔너, 로션을 없애고 다회용기 혹은 대용량 용기에 담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호텔 측은 이를 통해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를 약 30%인 907톤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새로운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어메니티가 마케팅 전략 중 하나인 숙박업계 입장에서는 수익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세업체의 경우 대형 프렌차이즈 호텔들과의 경쟁을 위해 비용 부담이 적은 일회용품 사용이 절실하다는 평이다.

무조건적인 금지보다는 좀 더 현실성 있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의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자국민보다는 관광 온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다른 나라 호텔에 없는 내용까지 적용할 경우 관광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korvia)


일회용품 금지는 비단 숙박업계 만의 문제는 아니다. 외식ㆍ배달업계도 새로운 정책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았다. 일회용품 사용 금지가 결국 고객 부담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회용품을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인건비와 배달비 등이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 배달 용기와 접시 등을 친환경 소재 혹은 다회용기로 전환할 경우 배달원들은 이를 집집마다 직접 수거해야 하므로 인건비가 두 배로 드는 셈이다.

이러한 반대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책이 제대로 이행될 경우 정부는 2022년까지 일회용품 사용량이 35%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스냅타임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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