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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오픈채팅방으로 모이는 Z세대...사생활 침해우려↑

최근 2000년대 생들 사이에서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 성행하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 검색창에 ‘연애’, ‘수다’ 등 특정 카테고리를 치면 관련된 수많은 오픈 채팅방이 나올 정도다.

카톡 오픈채팅방의 가장 큰 특징은 개인의 신상정보가 일절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혀 모르는 타인들에게 내가 누구인지를 공개하지 않고도 자신의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를 받는 셈이다.



Z세대들의 오픈 채팅방 중 상당수는 소위 ‘욕방’이다. ‘전남친 욕방’, ‘전여친 욕방’이라는 제목의 이 톡방들은 말 그대로 본인의 이별사를 이야기하고 익명의 사람들과 함께 욕을 하는 형식의 채팅방이다.

시간과 돈을 쓰는 오프라인 식의 만남의 경우 대화를 시작해 공감을 얻기까지 에너지를 소모해야한다.

반면 욕방의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채팅방의 분위기가 자신과 맞지 않다 싶으면 나오면 된다.

욕방은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이 원하는 공감과 위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를 마주하기는 싫지만 위로는 받고 싶은 10대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욕방 참여자들은 참여와 동시에 자신의 이야기를 한껏 쏟아내고는 나가버린다. 대부분의 대화는 당사자가 방을 나가는 것으로 끝이 난다. 별 반응이 없으면 바로 방을 나가버리는 이용자들도 있다.

욕방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 김나리(여,18)씨는 “같은 반 친구와 헤어지는 바람에 속 시원하게 말할 데가 없어서 욕방을 찾았다”며 “아무리 모르는 사람들이라지만 내 편을 들어주고 함께 욕을 해줘서 마음이 한결 편해지더라”고 전했다.

적게는 10여명에서 많게는 100여명까지 참여하는 이런 종류의 오픈채팅방많은 새벽시간대에 더욱 활발하게 운영된다.

새로 들어온 사람이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하면 “똥차가고 벤츠 온다”라고 위로를 해주거나 “그러니까 헤어지지. 너가 문제다” 식의 훈계를 한다거나, 무작정 비속어를 퍼붓는 사람 등 다양한 피드백이 실시간으로 날아든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익명을 요구한 한 심리학 교수는 "2000년대에 태어난 Z세대는 과거 세대와 다르게 성장과정부터 SNS와 친밀하다"며 "들과 달리 성장과정 자체가 SNS에 친숙한 환경에서 자라왔다”며 “본질적으로 인간은 고민거리에 대해 위로와 공감의 말을 듣길 원하지만, 주변에 알리기 어려운 고민일 경우 자신의 고민이나 부정적인 측면을 공개하길 꺼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평가불안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자신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듣더라도 '어차피 모르는 사람'이라는 안도감을 얻을 수 있는 '익명'의 대상을 찾게 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Z세대는 모르는 사람들과 사적인 것들을 주고받는 것이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즉각적 의사소통에 익숙하다.

이들은 사회 속 억눌린 감정에 대한 돌파구를 SNS 혹은 게임과 같은 인터넷 속 커뮤니케이션에서 찾는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필터링 된 사실을 공유하며 자신은 잘못한 게 없다는 말을 듣길 원하는 일종의 자기 방어적 심리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익명의 사람들로 구성한 오픈카톡방에서 프라이버시 침해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공개 채팅방을 통해 올라온 개인의 사진을 수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고, 그들의 신상정보가 무차별 공개되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올바른 채팅방 문화 형성에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스냅타임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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