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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해도 괜찮아”…스트리밍 시대에도 LP·블루레이 ‘인기’

테이블 위 턴테이블과 블루레이 플레이어. 넷플릭스·멜론 등 스트리밍 시대 속 다소 생소한 장면이다. 하지만 최근 작품을 단순히 흘려보내는 게 아닌 갖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소장’의 바람이 다시금 불어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특정 세대를 넘어 전 연령대에 불어오는 'LP 바람'

지난달 31일 가수 신승훈은 데뷔 30주년을 맞아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 발매 기념 한정판 LP 1000장을 제작했다. 해당 LP는 예약 주문을 시작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품절됐다. 빠르고 편리한 것을 큰 가치로 여기는 현대 사회에서 LP가 여전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원이 2D(2차원)라면 LP는 3D(3차원)같아요.” 빈티지한 인테리어에 '호기심반 흥미반'으로 LP 판매장을 찾았다는 A씨. 그는 “음악을 음원 파일로 들었을 때보다 LP로 들을 때 훨씬 입체감도 있고 풍성하게 들리는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LP가 단순히 기성세대의 전유물이자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아이템에서 젊은이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Lp, #턴테이블’과 같은 해시태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이들이 LP바를 찾은 후기와 턴테이블과 재킷을 구매한 인증 등 다양한 게시글들이 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블루레이 패키지 (사진=유튜브 캡쳐)


음악과 더불어 영상 콘텐츠에도···'블루레이' 소장문화 스며들어

소장의 바람은 음악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에도 불고 있다. 뛰어난 화질과 선명한 음질로 DVD(디지털비디오디스크)를 잇는 ‘블루레이’가 가장 대표적이다.

“감독판 ‘블루레이’ 화력 모아요!”

최애(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깊이 즐기기 위해 감독판 블루레이 제작을 추진하는 이들이 있다.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는 영화는 물론 드라마, 가수들의 콘서트 영상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블루레이 제작을 위해 팬들이 힘을 모으고 있는 것.

“수요모집부터 제작까지 8개월에서 1년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의 블루레이 제작 추진 서포터즈로 봉사하고 있다는 B씨. B씨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블루레이 추진 서포터즈팀은 수요모집부터 제작사, 방송사, 유통사와의 컨택까지 아우르고 있다.

B씨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의 확장판을 갖고 싶은 구매자 중 하나일 뿐, 보수가 있는 건 아니다. B씨가 시간과 열정을 들일 수 있었던 까닭은 좋은 작품에 대한 소장욕구였다.

B씨는 “블루레이의 경우 감독님이 재편집하는 영상들로 구성돼있다”며 “본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가영상들을 통해 작품을 더 깊이 오래 즐길 수 있다”고 답했다.

영상의 확장판을 담은 블루레이 뿐만 아니다. 블루레이 패키지에 구성되는 다양한 특전들을 더욱 소장 욕구를 증가시킨다. 작품 특성을 살린 표지부터 한정판 스틸북, 미공개 사진첩, 작가의 의도가 담긴 대본 등이 포함된다.

국내 드라마 블루레이 유통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YES24’ 관계자는 “블루레이 시장 자체가 크지 않다보니 소장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넷플릭스·왓챠플레이 제공)


소장은 마니아층의 전유물?···일반인들에게도 확산되는 경향 짙어져

블루레이 시장은 전용 플레이어를 갖춰야할 뿐만 아니라 작품 당 20만원을 웃도는 고가에 입문장벽이 높아 마니아층의 특권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좋은 작품에 대한 애정에 꽤 많은 이들이 블루레이를 찾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넷플릭스·왓챠플레이 등 OTT 시장 확대 속 '소장'의 가치를 주목하는 마니아층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블루레이 구매 경험이 없는 20대 여성 C 씨 역시 "최근 종영한 드라마 ‘하이에나’를 너무 재밌게 봤다”며 “본편에 나오지 않는 장면들도 보고싶고, 두고두고 보고싶다는 마음에 구매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냅타임 박솔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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