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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카페도 못가고" 20대 '우울증' 빨간불 켜졌다

"집에서 한숨만 쉬어요

취업준비생 정모(여·22세)씨는 하루하루가 우울의 연속이다.

정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취업 준비 계획이 모두 어그러졌다"며 "뜻대로 안 되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오랜 시간 집에만 있으니 아무 의욕도 생기지 않고 무기력하기만 하다"며 "(집에만 있기) 너무 답답할 땐 집 앞 카페에 나가 기분전환을 했는데 이제 그마저 어렵게 됐다. 우울해서 죽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 둔 대학생 박모(남· 25세)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강제로 집에서 공부를 하게 됐다"며 "주로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 등에서 취업 공부를 했는데 집에서는 집중도 잘 안되고 의욕도 안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만 있으니 자꾸 무기력해진다"며 "할 일이 계속해서 쌓이기만 해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코로나 블루'가 20대 사이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우울함을 느끼는 20대가 많아진 것. 특히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활동 제한이 엎친 데 덮치며 20대가 느끼는 우울함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대 '10 7명'은 우울감 경험 

지난달 24일 알바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20대 10명 중 7명이 우울함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445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70.9%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블루를 느끼는 증상(복수응답)은 답답함(57.9%)과 무기력함(55.1%)이 가장 많았으며,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19.2%), 감정기복(17.5%), 불면증(9.4%)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 19로 겪는 우울감을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 호소하는 모습이다. (사진=에브리타임)


실제 최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코로나 19와 관련해 "우울해서 못 살겠다", "놀지도 못하고 공부도 안되고 무기력하다", “코로나 19 때문에 진짜 좀 살기 싫다", "집에 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우울해지냐" 등의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그만큼 20대가 느끼는 우울함이 크다는 의미다.

대학생 박모(여·21세)씨는 "대학 동기들을 못만난 게 벌써 반년이 넘었다"며 "집에만 있다보니 우울함이 쌓이기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밖에서 사람을 만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지금은 그럴 수 없지 않냐"며 "가까운 동네 친구도 보기 어렵다. 새장에 갇힌 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 새내기가 된 이강재(남·18세)씨는 "아직 얼굴도 모르는 대학 동기들이 많다"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며 1학기에 이어 2학기도 정상적인 대학생활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이 영상 쪽이다 보니 학기 초에 다양한 영상 프로젝트를 기획했다"며 "하지만 회의와 영상 촬영에 제약이 많아 무산됐다. 무력함을 느끼는 것도 이제 지친다"고 말했다.

전문가 "규칙적 생활 등 일상 속 활력 회복 노력해야"

전문가들은 우울함 극복을 위해 일상 속 활력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10명 중 7명은 역대 최고 수치"라며 "그만큼 코로나 19 장기화로 20대들이 힘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대는 다른 연령대보다 활동량이 많다"며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도 서로를 격려하는 ‘소통’은 이어 나가야 한다”며 “정부와 방역당국이 심리적 방역에도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역시 “코로나19로 일상이 바뀌며 불안감에 빠진 20대가 많다”며 “취업준비생의 경우 앞날이 불투명하게 느껴지기에 더욱 불안함과 우울함에 빠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쉽지 않겠지만, 우울함에 빠지기 쉬운 때일수록 자신의 삶을 잘 가꿔가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며 “시간을 정해 산책을 나가는 등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워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 스냅타임 박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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