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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는 극장에서?…'워치파티'로 수다 떨며 영화본다

직장인 류현지(25)씨는 퇴근 후  추리 예능프로그램 '크라임씬'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본다.  류씨는 "함께 얘기하며 보면 더욱 재미있기 때문에 함께 시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유행으로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의 사적 모임이 금지된 상황에서 다른 이들과 한 곳에 모여 시청하는 것은 아니다.

류씨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왓챠(Watcha)'가 제공하는 '왓챠 파티'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이 프로그램의 다른 팬들과 함께 영상을 보며 수다를 떤다.

 

(사진=왓챠 제공)


코로나19로 극장 급격한 침체...OTT 부상에 "극장은 대체 못해"

지난 12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며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되는 영화관 역시 방역조치의 대상이 됐다. 좌석 간 거리두기는 기본, 상영관 내에서 팝콘 등 음식 취식이 금지된지도 6개월이 넘었다.  수도권에서는12일부터 2주간 오후 10시 이후 영화 상영도 금지된다.

지난 3월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0 한국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극장 관객 수와 매출은 2019년에 비해 각각 70% 넘게 감소했다.

반면 OTT 서비스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내 대표 OTT인 '왓챠'의 경우 이용자수가 2020년 6월 70만 명에서 올해 1월 146만명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영화계에서는 OTT가 영화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극장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의미 때문이다.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전주 컨퍼런스'에서는 글로벌 OTT와 협업 경험이 있는 영화 관계자들이 극장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영화 <신과 함께>를 제작한 원동연 대표는 "극장은 관객에게 OTT가 줄 수 없는 정서적인 보상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생생한 화질과 음향뿐만 아니라 같은 영화를 같은 장소에서 보고 있다는 '교류와 공감'의 한계 때문에 OTT는 극장의 대체품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러나 OTT가 다중 동시 관람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극장이 주는 만족을 일부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다중 동시 관람 기능이란 사람들이 동시간대에 접속해 콘텐츠를 함께 보며 채팅을 할 수 있는 기능으로 '워치 파티(watch party)'라고도 불린다.

다중 동시 관람 기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도 있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치며 본격화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소통과 교류가 제한된 상황에서 영상과 온라인 소통을 결합한 것이다.

구글 크롬의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넷플릭스 영상을 공유하며 실시간 채팅을 할 수 있는 '넷플릭스 파티',  왓챠에서 제공하는 '왓챠 파티' 가 대표적이다.  이중 왓챠 파티는 지난 5월까지 17만 개의 파티가 개설됐고 이용 건수는 70만 건에 이른다.

 

콘텐츠 자체보다 중요한 건 '채팅'...교류와 소통이 시청자 만족 배경

동시 관람 기능의 핵심은 실시간 채팅에 있다.

신재협(25)씨는 OTT의 동시 관람 기능을 이용해 영화 '중경삼림'을 관람했다. 신씨는 "어려운 영화라 들었는데, 함께 관람하는 사람이 영화에 담긴 해석 혹은 숨겨진 영화적 장치들을 짚어줘서 영화를 깊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와치 파티 이용을 즐긴다는 김정현(26) 씨는 "영화를 보고 느낀 점을 바로 공유한다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신씨는 "소통에 방점이 찍힌 서비스라 영화 내용보다는 채팅에 더 집중하게 돼 아쉬웠다"고 말했다. 앞서 추리 예능 팬들과 함께 영상 보기를 즐긴다는 류현지씨는 "채팅창이 화면을 가리기 때문에 영상 시청에는  불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 "MZ세대, 콘텐츠를 매개로 새로운 놀이문화 발견"

이재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연구원은 "MZ세대는 스스로 '판'을 만들어 놀이 문화를 찾는 특징이 있다"며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프라인 만남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영상콘텐츠를 매개로 채팅을 주고받는 놀이문화를 만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또한 "젊은 세대는 자신과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콘텐츠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관계 속에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특징이 있는데, 와치 파티가 좋아하는 영화나 예능을 중심으로 친분 관계를 쌓아나가는 장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냅타임 이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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