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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동거, 어디까지 아니?



동거는 부끄러운 일?

"사랑하는 사람과 좀 살아보면 어때서."



동거에 대한 20대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 여전히 사회에서는 동거가 성(性)의식을 가진 사람들만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지만, 동거의 필요성이나 장점에 대한 목소리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대의 38.7%가 연인과의 동거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4명 정도는 동거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2018년을 살고 있는 20대가 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유는 무엇인지 그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동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동거하면 여자만 손해"



20대는 기성세대로부터 "동거하면 여자만 손해야", "동거하다가 임신하면 어떡해", "나중에 혼삿길 막힌다" 등 여성으로서 부정적인 의견을 자주 들어왔다.



대학생 최수연(25·여)씨도 어렸을 때부터 주위에서 그런 의견을 듣다 보니 평소 동거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동거를 하다 보면 성생활이 잦아져 문란할 것만 같다는 생각이 강했다.



최씨는 "주변에 실제로 동거 중인 지인들이 많은데 원치 않는 임신 때문에 고민하는 사례들을 종종 봤다"고 말했다. 또 "동거같이 민감한 문제는 소문도 빨리 퍼진다"며 "특히 20대 여자한테 좋을 게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동거할 의향 있어?


"솔직히 하고 싶은데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대학생 양현지(23·여)씨는 평소 남자친구 자취방에서 편한 데이트를 즐겨 하다 보니 외박이 잦은 편이다. 종종 '이럴 거면 그냥 동거할까'는 생각이 들지만 '과연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 사실을 당당하게 밝힐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하다 보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평소에 양씨는 친구들과 동거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다. 친구들은 동거를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다가도 막상 대학 선배가 아침에 여자친구와 같은 집에서 나왔다는 소문을 들으면 '둘 다 그렇게 안 생겼는데 문란하다'며 욕하기 바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 셈이다.



양씨는 "동거를 하고 싶어도 남들이 나에 대해 수군거릴까 봐 못 하겠다"며 "주변의 시선만 아니면 동거할 의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 따르면 동거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20대 응답자의 40.4%가 '주변의 불편한 시선' 때문이라고 답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동거, 경험자로서 어땠어?


"처음은 쉽지만 끝이 어려워"



동거 경험자들은 "50만원인 월세를 둘이 나눠내니까 주거비 부담이 줄었다", "이젠 '쌩얼'(화장기 없는 얼굴)을 스스럼없이 보여줄 정도로 연애가 편하다", "따로 살때는 몰랐던 서로의 새로운 부분을 알아가는 재미에 산다", "여자친구를 매일 보니 좋다" 등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는다.



동거에 대한 환상이 컸던 동거 경험자 홍준원(28·남)씨. 하지만 그에게 동거는 쉽지 않았다.



대학생인 여자친구와 생활패턴이 달라 직장인인 홍씨는 불편함이 많았다. 여자친구가 동기와 같이 사는 줄 아시는 그녀의 부모님은 시도 때도 없이 자취방을 들여다봤다.



게다가 그녀와 싸우는 것도, 헤어지는 것도 다른 연인들처럼 쉽지만은 않았다. 이별을 고하며 짐을 싸는 그녀를 볼 때면 "이 밤에 갈 데가 어디 있냐"며 잡은 게 다섯 번은 더 된다. 홍씨는 최근 마음먹고 여자친구를 집에서 내보냈다. 그렇게 이별했다.



홍씨는 "경험자로 말하자면, 동거는 시작은 쉽다. 하지만 그 과정과 끝이 너무 어려운 것 같다"며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다른사람과 사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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