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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니 굿즈’…김정은 상품화 증가 논란



[장휘의 북한엿보기]
‘남북화해 무드 작용 vs 독재자 미화’ 반응 엇갈려
도 넘은 미화 수준…섣불리 앞서 가는지 고려해야

문제가 된 EBS 인물시리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체 퍼즐(사진=네이버 쇼핑 이미지 캡쳐)


요즘 곳곳에서 등장하는 북한 관련 물품들로 연일 시끌벅적 이다. 최근 EBS 미디어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화하는 교구를 내놔 큰 논란이 일었다. 전량 회수하는 헤프닝이 일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은’을 귀엽게 부르는 ‘으니’와 상품을 의미하는 ‘굿즈(Goods)’를 합친 ‘으니굿즈’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김정은 피규어’를 검색하면 김 위원장 지우개부터 피규어(Figure·모형 인형)까지 관련 물품이 쉽게 등장한다. 젊은 층에서는 남북한 화해 무드가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과 독재자에 대한 과도한 미화라는 엇갈린 반응이다.

서울 연남동 소재 아트스페이스 담다에서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 북조선 판타지(사진=아트스페이스 담다 캡쳐)


“화해 분위기 조성” vs “그저 미화일 뿐”

3인조 인디밴드인 스탠딩에그는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 위원장을 본떠 만든 피규어 사진을 올리며 “이거 간만에 소장욕 폭발, 너무 귀엽다”고 적어 네티즌의 비난을 샀다. 이 피규어는 지난 18일까지 열렸던 ‘북조선 판타지’라는 전시회의 작품 중 하나다.

스탠딩에그는 지난 11일 올린 게시물에 대해 “종북·친북 성향의 작품이라 생각하지 않았다”며 “단지 위로와 풍자가 담긴 팝아트라고 받아들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제 생각이 짧았다. ‘김정은’이라는 존재가 어떤 상징성을 가지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점, 제가 정치적으로 무지했던 점을 진심으로 인정한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대학생 김모(25)씨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귀엽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혐오를 느낄 수도 있다”며 “단순히 피규어 자체로 보기보다는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비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학생 송모(24)씨는 “평화적인 분위기가 한반도에 정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김정은의 북한 인권 침해와 북한의 지속적인 대남 도발, 그리고 그에 희생된 우리 국군 장병이 점점 잊히는 것은 아닌지 한편으로는 두렵다”고 언급했다.

도 넘은 미화…섣부른 판단 재고해야

우리 사회에서 미화의 수준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정모(28)씨는 “미화의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웹툰에서는 일진을 미화하고 영화에서는 간첩을 미화한다”며 “ 심지어 교육의 중심이라고 자칭하는 곳이 김정은을 미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정씨는 “세상을 비판 없이 아름답게만 볼 수 있나. 과연 히틀러 피규어도 귀엽다고 살 것인지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예전에는 북한이라고 하면 굉장한 경계심이나 거리감이 있었지만 최근에 진행된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평화국면을 맞이하면서 북한에 관심을 두기도 하고 거리감이 줄어든 것 같다”며 “서방 미디어에 포착된 김정은의 모습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라 김정은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이 이런 상품을 자유롭게 받아들이고 소비할 정도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진전되긴 했으나 섣불리 앞서나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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