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작품 곳곳에 흰 색 윤곽선을 새기며 무엇을 전하고자 했을까. 그는 흰 색의 선이 ‘어두운 아프리카의 현실을 밝혀줄 빛’이라 말한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미치게 될 것”이라면서 말이다.
연서: 저에게 낙서는 해방의 의미였어요.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여과없이 쓰고 그렸으니까요. 아주 사소하게는 학창시절에 수업을 듣다가 졸음이 쏟아지면 공책에 이리저리 낙서를 할 때도 있었고요. 때론 내가 되고 싶은 무언가를 상상하면서 끄적이기도 했어요. 그래피티 역시 뉴욕 할렘가의 외벽이나, 지하철 등에 낙서를 하면서 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자기 욕구를 표출하는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조엘 음파두는 어쩌면 비교적 온건한 방식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생각을 표현한 것 같아요.
수한: 맞아요. 아프리카는 빈곤이나 내전처럼 좋지 않은 상황이 많이 일어났고, 지금도 진행 중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뿌리에는 빛이 있고, 언제나 두려움과 흥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게 느껴져요.
연서: 수한 씨는 어떤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았나요?
수한: 저는 아까 봤던 '역시 음악'이요. 연서 씨는요?
연서: 저는 ‘독특함 혹은 실재성’ 작품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작품 설명 중에 ‘예술은 거창한 게 아니다’ 라는 대목이 있었는데요. 전시회, 예술이라 하면 멀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런데 신문의 글자라는 일상적인 요소를 그림 안에 배치한 걸 다시 곱씹을수록 그런 의미인 것 같아요. 우리 주위에 평범한 것들도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특별해질 수 있고, 그게 바로 예술이라는 거죠. 저도 이젠 예술과 좀 가까워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