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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쉬는 인구와 고령 취업자가 고용지표 호조에 영향을 줬다?

[이데일리 김어진 인턴기자] 경기 부진에도 고용지표는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고용시장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직 활동을 쉰 인구와 고령 취업자가 늘면서 고용지표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근거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3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실업률은 2.3%다. 역대 9월 기준 가장 낮다. 고용률은 63.2%로 역대 9월 기준 가장 높다.

이와 관련해 구직·취업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사람들이 증가했다는 지적이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 상태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이들로 실업률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또한 고령층 취업자를 걷어내면 사실상 취업자는 감소했다는 말도 있다.
 
쉬는 인구와 고령 취업자 증가가 고용지표 호조에 영향을 줬을까? 올해 9월 기준으로 고용동향을 분석해 봤다. 
 
◆ 쉬는 인구가 뭐길래?

         실업자와 취업자, 비경제활동인구 기준 (출처=KDI 경제정보센터)

실업률은 실업자가 경제활동인구(취업자+실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이다. 실업자가 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통계청 기준에 따르면 실업자는 조사 대상 기간에 일을 하지 않고 지난 4주간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한 자다. 일자리를 구하려는 의중만 있다고 해서 실업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제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 때문에 구직, 취업 활동을 하지 않고 막연히 쉬었다는 이들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 구직 활동을 쉬는 장기 취업준비생이나 원서접수 기간이 아닌 공시족, 구직단념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니 구직활동하지 않고 쉰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실업률이 감소하는 데 영향을 주게 된다. 이에 대해 박영범 한성대학교 대학원 경제학과 교수는 구직 활동을 해 실업자로 분류되던 사람들이 구직 활동 자체를 쉬게 되면 비경제활동인구로 옮겨가 실업률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경기가 좋아진다고 기대되는 초기에는 실업률이 오히려 늘어난다”며 “일자리 찾을 가능성이 커져 구직 활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2023년까지 9월 기준 실업률을 살펴보면 올해 실업률은 2.3%로 역대 최저다. 작년 9월과 비교해 0.1%P 하락했다. 20대 실업률은 5.3%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0.9%P, 30대는 2.4%로 0.2%P 감소했다. 40대는 1.7%로 0.1%P 감소했다.

올해 9월 기준 구직 활동하지 않고 쉬었다는 인구는 224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223만 7,000명) 대비 0.5%P가량 증가했다. 이런 쉬는 사람들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9월 기준으로 역대 통계를 살펴보면 2019년 처음 200만 명을 돌파한 쉬는 인구는 코로나19로 고용 한파가 몰아치면서 2020년 241만 3,000명에 육박했다. 2021년 233만 2,000명, 2022년 223만 7,000명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1만 1,000명이 증가했다. 

           20·30·40대 비경제활동인구 중 활동상태 '쉬었음' 인구 (그래픽=김어진 인턴기자)


올해 9월 기준 20·30·40 대 중 쉬었다는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2만 5,000명 증가했다.
20대 쉬었다는 인구는 작년보다 9,000명 감소했다. 경제 허리인 30대는 2만 8,000명, 40대는 6,000명 늘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박 교수는 “경제 부진이 이어지면 공채 등 일자리가 없으니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 이른바 쉬는 인구가 많아진다”고 해석했다.
 
◆ 고령층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감소?

고용률은 63.2%로 역대 9월 기준 최대치였다. 작년 동월보다는 0.5%P 올랐다. 취업자 수도 2,869만 8,000명으로 역대 9월 중 가장 높았다.
                    60세 이상 취업자 제외한 취업자 수 추이 (그래픽=김어진 인턴기자)

그러나 60세 이상 취업자 증가분을 제외한 취업자들은 작년 9월보다 4만 5,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들은 35만 4,000명 증가했다. 즉 고령층 취업자 증가가 고용률과 취업자 수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9월 기준으로 올해 20대 취업자 수는 8만 7,000명 감소했고, 40대는 5만 7,000명 감소했다. 30대 취업자 수는 5만 6,000명 늘었다. 

한편 20대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과 달리 20대 고용률은 61.1%로 전년보다 0.5%P 올랐다. 40대 고용률도 78.8%로 0.6%P 상승했다. 통상 취업자 수가 줄어들면 전체 인구에 비례한 취업자의 비율인 고용률 역시 감소한다. 정부는 20대 취업자 수 감소에 대해 인구감소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인구감소 감소 폭이 커지면 취업이 어려워서 취업자 수가 줄더라도 오히려 고용률이 올라가는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취업자가 15세 이상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이에 대해 “취업자 수보다 인구가 많이 감소하면 고용률 수치는 올라가게 된다”고 해석했다.

9월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20대 취업자가 줄어드는 폭이 전년 대비 20대 인구수 감소 폭을 따라잡지 못했다. 올해 9월 20대 인구수는 608만 5,000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3%(-19만 2,000명) 감소했으며 20대 취업자 수는 작년 동월 대비 2.3%(-8만 7,000명) 가까이 감소했다. 올해 9월 40대 인구수는 793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1.6%(-13만 1,000명)가량 감소했으며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약 0.9%(-5만 7,000명) 감소했다. 
 
이러한 점들에 대해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령 취업자가 취업자 수 증가를 이끌고 있다”며 “청년 취업자 상황이 양호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강신혁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은퇴 후에도 일을 하시는 분들의 비중이 높다”며 “올해 상반기부터 고용지표 추세를 보면 청년들의 고용 상황은 좋은 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증결과]
올해 9월 기준으로 고용동향을 분석한 결과 실업률은 전년보다 하락했다. 그러나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 인구 중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쉰 이들은 전년보다 증가했다. 올해 9월 고용률과 취업자 수는 작년에 비해 상승했지만 60세 이상 취업자 수를 걷어내면 취업자 수는 되려 전년보다 감소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쉬는 인구 증가는 실업률 하락에, 고령층 취업자 증가는 고용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기에 ‘쉬는 인구와 고령 취업자 증가가 고용지표 호조에 영향을 줬다’는 ‘대체로 사실’로 판정한다.

* 이 기사는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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